Artist Statement

My work, deeply rooted in and inspired by the lines of Hangul (Korean characters), can be divided mainly into two types of work: patterning with Korean characters and string installation. I think that Korean characters, with their geometric and abstract elements, possess enormous potential as motifs of design and fine art. I have been ceaselessly integrating image and architectural space under the geometric concept called line by means of analyzing space in accordance with the lines defined by the Hangul of my native language.

My installation work usually begins with the inspiration of a space. It leads to systematic research on the concept of space from an aesthetic perspective and visual, auditory, or synesthetic effects derived from an intervention of geometric elements (for example, a line) into that space. In my working method, I compose and realize an abstract image within an empty space. The lines that intersect and overlap one another grant a sense of volume, gravity, density, and movement to the image. The lines also create numerous planes and virtual dimensions, beguiling the eyes of the audience.

Connecting a line. Drawing a line. Hanging a line in space.

In conjunction with my installation work, I recently started creating two-dimensional work that is based upon my spatial inspirations. All of my work including installation, two-dimensional, and three-dimensional pieces are fundamentally connected to line, the geometrical formative language. The basics  of every form around us is a straight line. I imagine invisible things hidden in a space and simplify the inspiration and images that I receive from that space, constructing an image that consists of vertical and horizontal lines. I express visual inferences I draw in the process in the form of installation, drawing, and collage, applying recurring mathematical principles into the work. By these lines, a space is divided, and each space constructs an independent identity and diversity at the same time.

The lines that move from a dot to a dot represent time-based and spatial movement, and at a certain point a change in direction, heading towards the past or the future. As we express places in a journey as a dot and the route between them as a line, to me, a line is construed as an active sign that conveys a movement and a flow unlike a dot or a plane standing still. Each dot symbolizes individuals, and the lines connected between them embody a relationship and a communication. There are loose or tight tensions, and sometimes the exceeding tensions break the lines, which represents a relationship in our society.

While installing the strings that endlessly repeat in space, with one hand holding the tension of the string, walking back and forth through the same space sometimes hundreds or thousands of times, there are moments of meditation akin to spiritual practice. Ironically, I find peace of mind from the ceaselessly repeating actions. And I bring that sense of meditation into a two-dimensional surface, and repeatedly drew lines, composing a plane. The result is the drawing series titled Meditation. The plane being filled up with each act of the drawing of a line is filling and at the same time emptying. As the act is filling up the space, the mind and spirit are becoming empty.

As in Mondrian’s geometric abstraction that emphasized a geometrical order, I restrained as much emotion as possible and expressed images from the viewpoint of the East with combinations and arrangement of lines in proportion. In this series of work, I will continue to develop the abstract ink painting of the East, which is expressed through the lines of ink, from a modern perspective. Restrained lines in ink and the vastly empty space between them will allow the viewers to have moments of contemplation. In my work, the lines become my own code to which the rule of giving meaning can be applied, crossing the boundaries between space and a two-dimensional surface. I would like to continue creating work that could express with originality the conceptual beauty granted by a line, the abstract and geometric element under a new light.

 

 

작업노트

한글의 선들로부터 받은 영감에 근간을 두고 있는 나의 작업은 크게 추상화된 한글 패턴 작업과 스트링 설치작업으로 나눌 수 있다.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요소를 지닌 한글은 디자인, 순수조형 소재로서 강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글이라는 모국어에 의해 규정된 선들을 따라 공간을 해부하며, ‘선’이라는 기하학적 개념을 소재로 이미지와 건축적 공간을 접목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나의 설치작업은 주로 공간에서 얻는 영감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은 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공간에 대한 개념과 그 공간에 기하학적 요소(예를 들어 선)가 개입됨으로써 파생되는 시각적, 청각적, 혹은 공감각적 효과에 대한 체계적 연구로 이어진다. 나의 작업은 무의 공간 안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를 구상하고, 그것을 공간 안에 구현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공간 안에서 교차되고 중첩되는 선들은 이미지에 부피감, 중력감, 밀도감, 그리고 움직임을 부여한다. 그 선들은 또한 수많은 면들을 만들어내고, 가상의 차원들을 창조해내며 보는 이들의 시각을 현혹한다.

선을 잇는다. 선을 긋는다. 선을 공간에 건다.

설치작업과 병행하여, 최근에는 공간에서 느낀 영감들을 평면으로 끌어와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설치, 평면, 입체 등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작업은 기본적으로 기하학적인 조형언어인 ‘선’과 연결되어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형태의 기본은 직선이다. 나는 공간 안에 숨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상상하고, 그 공간으로부터 받은 영감과 이미지를 단순화시켜 수직선, 수평선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구현한다. 그 과정에서 얻은 시각적인 추론을 설치나 드로잉, 꼴라쥬의 형식으로 풀어내고, 그 안에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수학적 원리를 적용한다. 그러한 선들에 의해 공간이 분할되고, 각각의 공간은 독립된 개별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구축해나간다.

점에서 점을 향해 가는 선들은 시간적, 공간적 이동을 상징하며, 어떤 지점에서는 방향을 틀어 과거나 미래를 향해 가기도 한다. 여행을 하면서 거치는 장소들을 ‘점’으로, 또 그 사이의 이동 경로를 ‘선’으로 표현할 수 있듯이, 나에게 ‘ 선’은 정적인 ‘점’이나 ‘면’과는 다르게 ‘움직임’과 ‘흐름’을 표현하는 활동적인 기호로 다가온다. 각각의 점들은 개인을 상징하며, 그 사이 연결된 선들은 관계와 소통을 상징한다. 느슨하거나 팽팽한 긴장감이 존재하며, 때로는 그 긴장감을 주체하지 못해 끊어지기도 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관계성을 대변한다.

공간 안에서 반복되는 스트링 설치작업을 하는 동안, 한 손으로 실의 텐션을 유지한 채, 수백번 수천번 같은 공간을 오가며 공간을 거니는 그 시간들이 나에게는 수행과도 같은 명상의 시간들이었다. 긴장감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행위로부터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수행의 감정을 평면으로 가져와, 반복적으로 선을 긋는 행위로 ‘면’을 이루어가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 <Meditation> 드로잉 연작이다. 하나하나의 선 긋기로 채워져나가는 면은 ‘채움’이자 동시에 ‘비움’이다. 공간을 채워나감에 따라 마음과 정신은 반대로 깨끗이 비워져가는 행위인 것이다.

기하학적 질서를 강조했던 몬드리안의 기하학적 추상처럼, 작업과정에서 나는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비율을 적용하여 기하학적인 패턴이나 선들의 조합과 배열로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나의 작업에서 ‘선’들은 의미부여의 규칙이 적용되는 나만의 코드(code)가 되어 공간과 평면을 넘나든다.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요소인 ‘선’이 만들어내는 관념적인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에서 독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업을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다.